“미성년 교통사고 1,200만달러 보상 이끌어”

“미성년 교통사고 1,200만달러 보상 이끌어”

이제영 변호사

10년전 사건 승소

재판서 위증 밝혀내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로 부상을 당했던 당시 13세의 한인이 운전자 무과실을 주장하는 보험회사를 상대로 법정소송을 벌여 1,200만달러 이상의 보상을 받게 됐다.

불리해 보이기만 했던 사건을 승소로 이끌고 합의금 제의의 150배가 넘는 거액의 보상을 받아낸 이제영 변호사는 “오렌지카운티 법원이 10년 전 당시 13세의 나이로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다 우회전하던 승용차와 충돌해 부상을 입었던 한인 박모(가명)씨에게 지난 13일 825만달러와 이자, 벌금 등 1,200만 ~ 1,300만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박모씨는 지난 2006년 5월 세리토스 파이어니어 블러버드와 195 스트릿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다 우회전하던 승용차에 치여 부상을 입고 응급실에 실려갔다. 당시 사고차량에는 운전자 옆에 승객이 동승하고 있어 이를 증인으로 운전자가 우회전 대기 중 일어난 사고라며 과실 없음을 주장하고 있었고 물증도 없는 상태였다.

이 변호사는 “사건을 의뢰받은 것은 교통사고가 일어난지 3년 후였다. 당시 보험회사로부터 7만5,000달러의 합의금 제의를 받은 상태였는데 박씨가 미성년자였기에 20세까지 법정소송이  가능했다”며 “직접 만나보니 불안감과 우울증을 겪는 상태였는데도 교통사고 때문이 아니라 사춘기일 뿐이라며 순진무구한 태도를 보였다. 계산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고 2011년 12월 소송을 제기해 기나긴 법정공방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상대방 운전자는 코스타메사 링컨 머큐리사의 세일즈맨이었고 보험사는 센추리였다. 스케이트보드를 탈 때 착용해야 할 헬멧도 쓰지 않았고 빨간 신호등에서 건넌 보행자 잘못이라고 주장하는 센추리 보험사에 맞서다가 재판까지 끌고 가게 됐다.

이 변호사는 “재판 전 보험 최대 배상액인 550만달러에 합의를 제의 했으나 보험사가 이를 거부해 재판까지 가게 됐다”며 “재판 당시 보험사가 고용한 3 ~ 4개의 대형 로펌들이 증인으로 동원한 의사 3명, 엔지니어들의 모순된 진술을 뒤엎어 배심원들을 설득시켜야 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이어 “사무실 가족들이 정말 열심히 자기 일처럼 준비했다. 박씨의 가족들과 만나 밤 새운 적도 많았고 23차례의 모의재판을 통해 배심원들을 감동시키는 요소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8주 동안 진행된 재판에서 상대방 보험사가 동원한 의사와 엔지니어들이 거짓증언을 하고 있음을 16명의 배심원들에게 증명해 보여 거액의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 온 이 변호사는 UC버클리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뒤 UCLA 법대를 졸업했다. 1993년 변호사 개업을 한 뒤 20여년째 교통사고만 전문으로 다루고 있는 이제영 변호사는 미국변호사 협회 주최 모의재판 세미나의 단골 강사이다. 과학적인 조사와 아낌없는 투자, 그리고 꿈에서도 전략을 세우고 아이디어를 찾을 만큼 몰입력이 대단하다.

이 변호사는 “많은 것을 하기보다 하나를 잘하고 싶다”며 “모의재판을 하며 치열하게 준비하고 고객의 경험을 깊이 이해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고 밝혔다. <하은선 기자>

Picture: 1,200만달러의 거액 보상을 받아낸 이제영 변호사가 지난 17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재판 과정 및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